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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가 전하는 수술 전 준비사항 (금식과 네일아트, 수술 당일)

by blossom 2026. 4. 17.

수술을 앞두고 밤새 뒤척인 경험, 한 번쯤은 있지 않으신가요? 저도 외과병동에서 수년간 근무하면서 수술 전날 밤 눈을 뜨고 계신 환자분들을 셀 수 없이 봐왔습니다. 막연한 불안감의 절반은 '뭘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모른다'는 데서 옵니다. 수술 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당일엔 어떤 순서로 진행되는지 미리 알고 있는 것만으로도 긴장감이 크게 줄어듭니다.

수술 전 준비사항

수술 전 가장 기본적으로 수술, 마취동의서를 받아야 합니다. 보통 전날 저녁이나 밤, 담당 의사가 병실을 찾아와 수술에 대한 설명을 시작합니다. 이때 작성하는 서류가 생각보다 많아서 당황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저도 처음 현장에서 봤을 때는 '이게 다 필요한가?' 싶었는데, 하나하나 이유가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수술 동의서와 마취 동의서를 작성하게 됩니다. 여기서 마취 동의서란,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통증과 유해 반응을 조절하기 위한 마취 처치 전반에 환자가 동의한다는 서류입니다. 마취는 단순히 '잠재우는 것'이 아니라 기도 내 튜브를 삽입해 인공호흡을 유지하는 전신마취(General Anesthesia, GA)까지 포함되기 때문에, 그 위험성과 필요성을 충분히 설명받고 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신마취란 마취제와 근육 이완제를 정맥으로 투여한 뒤 흡입 마취제를 통해 환자를 완전한 무의식 상태로 유지하는 마취 방식을 의미합니다.

수술 동의서를 작성할 때 환자 입장에서 능동적으로 확인해 두면 좋은 사항들이 있습니다.

  • 수술 후 발생 가능한 합병증의 종류와 대처 방법
  • 현재 복용 중인 약물의 수술 전 중단 여부
  • 수술 대신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치료 방법의 유무
  • 수혈이 필요할 가능성과 이에 따른 동의 여부

서류가 많다고 해서 무작정 사인하기보다는, 이 단계에서 궁금한 것을 모두 물어보시는 게 좋습니다. 수술 후에는 컨디션이 좋지 않아 질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 회진 시간 외에는 의사 선생님을 만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병동에서도 환자분들에게 "동의서 받을 때 궁금한 점 있으시면 물어보세요."라고 안내해 드립니다. 

금식과 네일아트, 사소해 보이지만 정말 중요합니다

수술 전 준비 중 가장 많이 지켜지지 않는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저는 주저 없이 금식과 네일아트를 말합니다. 제가 직접 병동에서 겪어봤기에 더 강조하고 싶습니다.

수술 보내기 직전에도 환자분들에게 여쭤보는 것이 "자정부터 물 포함해서 금식하셨나요? 손발톱 매니큐어, 액세서리 다 제거하셨나요?"입니다.

금식은 수술 당일 자정부터 물을 포함한 모든 음식을 끊어야 합니다. "물 한 모금쯤은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시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절대 괜찮지 않습니다. 마취 상태에서 위 내용물이 역류해 폐로 흘러들어 가는 흡인(Aspiration)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흡인이란 음식물이나 액체가 기도와 폐로 잘못 넘어가는 현상으로, 심할 경우 흡인성 폐렴(Aspiration Pneumonia)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합병증입니다. 흡인성 폐렴이란 이물질이 폐로 유입되어 발생하는 폐렴의 한 형태로, 수술 후 회복을 크게 지연시킬 수 있습니다. 수술 전 금식 지침의 중요성은 대한마취통증의학회에서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네일아트 문제도 생각보다 자주 발생합니다. 수술 중 의료진은 산소포화도(SpO2)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산소포화도란 혈액 속 헤모글로빈이 산소와 결합한 비율을 나타내는 수치로, 환자의 호흡 상태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핵심 지표입니다. 이 수치는 손발톱이나 입술의 색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방식으로도 보조적으로 판단하는데, 짙은 네일 컬러나 젤 네일이 있으면 청색증(Cyanosis), 즉 산소 부족으로 손발톱이 파랗게 변하는 이상 증상을 놓칠 수 있습니다. 저 또한 언제 수술을 받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평소에도 네일을 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그 이유를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철저하게 지키게 되더라고요.

수술 당일, 어떤 순서로 진행되나요

수술 당일 아침, 이송 요원이 병실로 찾아와 수술실로 이동을 안내합니다. 이때부터 의료진이 환자의 이름, 생년월일, 수술 부위를 반복해서 확인하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아까도 물어봤는데 또 묻네"라고 느끼실 수 있지만, 이는 병동 간호사, 수술 대기실 간호사, 수술실 담당자가 각각 독립적으로 환자 정보를 교차 확인하는 안전 프로토콜입니다. 그래서 환자분들에게 "제가 방금 물어봤던 질문들을 여러 번 들으실 겁니다. 이건 환자분이 안전하게 수술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절차이니 귀찮더라도 지금처럼 대답해 주시면 됩니다."라고 안내해 드리면 환자분들이 인지하고 오히려 더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모습을 많이 보았습니다. 수술실 환자 안전사고의 상당수가 환자 오인이나 수술 부위 혼동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이 확인 절차는 번거로움이 아닌 필수적인 안전장치입니다(출처: 한국환자안전재단).

수술 대기 및 준비는 보통 한 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수술실에 들어가면 혈압계, 심전도(ECG),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을 부착하고, 정맥주사를 통해 마취제가 투여되면서 마취가 시작됩니다. 심전도란 심장의 전기 신호를 기록하는 장치로, 수술 중 심장 리듬의 이상 여부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수술이 끝난 뒤 환자는 바로 병실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회복실(Recovery Room)로 이동합니다. 회복실이란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을 의료진이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의식 수준, 통증 정도를 확인하며 보통 한 시간가량 머물게 됩니다. 집중 관리가 필요한 경우 중환자실로 이동할 수도 있습니다. 수술 결과는 담당 의사가 수술을 마친 직후 보호자에게 설명하고, 다음 회진 때 한 번 더 설명이 이루어집니다. 보호자는 보호자 대기실 모니터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수술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으니 무작정 기다리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도 간단한 수술을 받아본 적이 있어서, 수술 전 긴장감이 얼마나 큰지 몸으로 압니다. 간단하다고 불리는 수술도 막상 당사자가 되면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버리더라고요. 그 경험 덕분에 제가 환자분들께 더 구체적으로, 더 천천히 설명하게 된 것 같습니다.

수술은 단순히 의사와 의료진만의 일이 아닙니다. 금식을 지키고, 네일을 지우고, 동의서를 꼼꼼히 읽는 것처럼 환자가 준비하는 부분 하나하나가 안전한 수술의 조건이 됩니다. 이 글이 수술을 앞두고 불안하신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수술 당일 유의사항이 더 궁금하시다면, 입원 시 담당 간호사에게 직접 물어보시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수술 준비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SBWlB7XYgb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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