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늘은 조금 무겁지만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위로와 정보가 될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임신 확인 후 3주라는 시간 동안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날들을 보냈어요. 초음파가 아니고서는 아기가 잘 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으니, 입덧이나 배 통증 같은 사소한 변화에도 안심하며 그 시간을 견뎠던 것 같아요.
하지만 3주 뒤 다시 찾은 병원에서 저는 믿고 싶지 않은 결과를 마주해야 했습니다. NICU에서 수많은 아기들의 심장 박동을 들어왔던 간호사로서, 초음파 화면에 비친 아기의 느린 박동과 바람 빠지는 듯한 소리를 듣는 순간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죠. 계류유산이었습니다. 의료인으로서 초기 유산이 산모의 잘못이 아니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마음은 '내가 무엇을 잘못했을까'라는 자책으로 무너져 내렸습니다.

계류유산 확진과 소파술을 위한 입원 준비 과정
의사 선생님께서는 자연 배출이 어려울 것 같아 자궁 내 잔류물을 제거하는 '소파술'을 권유하셨습니다. 수술을 위해서는 전날 자정부터 금식이 필수였고, 떨리는 마음으로 다시 병원을 찾았습니다. 수술 전 다시 한번 초음파로 상태를 확인한 뒤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었어요.
가장 먼저 진행된 처치는 자궁경부를 확장시키는 약물을 질 내로 삽입하는 것이었습니다. 수술 시 기구가 안전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입구를 부드럽게 열어주는 과정인데, 약 4시간 정도 수액을 맞으며 대기하며 아랫배가 묵직하게 아파오고 소량의 출혈이 비치기도 했습니다. 수술 전 수액을 맞으며 대기하는 그 시간 동안 남편과 참 많이도 울었던 것 같아요.
수술실에서의 과정과 간호사로서 겪은 낯선 통증

수술은 수면마취를 통해 진행되어 과정 자체는 기억나지 않지만, 마취에서 깨어난 직후의 통증은 제가 지금까지 살면서 겪은 통증 중 단연 최고였습니다. 커졌던 자궁이 다시 원래 크기로 수축하면서 오는 이른바 '후배앓이'였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통스러워 한 시간을 내내 울며 버텼습니다.
환자분들에게 "진통제는 작용 시간 때문에 바로 더 드릴 수 없어요"라고 안타까운 마음으로 설명하던 제가, 막상 그 상황이 되니 간호사 선생님께 진통제 좀 더 달라고 매달리게 되더라고요. 다행히 한 시간 정도 지나자 통증이 씻은 듯이 가라앉았지만, 엄마들이 겪는 출산의 고통이 얼마나 숭고한지 다시 한번 깊이 느끼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소파술 이후의 신체적 회복과 주의사항
소파술은 수술 자체만큼이나 사후 관리가 매우 중요합니다. 의료적 관점에서 덧붙이자면, 수술 후 약 1~2주간은 자궁 내막이 회복되는 시기이므로 다음 사항을 꼭 지켜야 합니다.
- 감염 예방: 자궁경부가 열려있는 상태이므로 대중목욕탕, 수영장, 통목욕은 최소 2주 이상 피하고 가벼운 샤워 위주로 하세요.
- 충분한 휴식: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무리한 운동은 자궁 수축과 출혈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영양 섭취: 미역국처럼 혈액 순환과 노폐물 배출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챙겨 드시고, 철분제와 엽산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 정기 검진: 수술 후 잔여물이 남지 않았는지, 생리가 정상적으로 시작되는지 확인하기 위해 병원 진료를 꼭 거르지 마세요.
슬픔을 뒤로하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가짐
어느덧 수술을 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겼을까 원망스럽기도 했고, 아이가 있다가 없으니 마음이 조급해져 바로 다음 임신을 계획하고 싶기도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남편과 대화를 나누며 마음을 많이 추슬렀습니다.
오히려 이번 일은 남편과 둘만의 시간을 조금 더 소중히 여기고, 더 건강한 몸과 마음을 준비할 기회라고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는 생활습관 개선과 영양제 관리 등을 더 꼼꼼히 해서, 나중에 찾아올 아이에게 최고의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저와 비슷한 아픔을 겪으신 분들이 있다면, 절대 본인의 잘못이 아니니 충분히 슬퍼하되 너무 오래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다시 건강하게 준비해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