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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CU 입원 (이른둥이, 죄책감, 의료진과의 소통)

by blossom 2026. 4. 9.

아이가 태어났는데 품에 안아보지도 못하고 유리창 너머로만 바라봐야 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저는 NICU에서 수년간 이른둥이들을 간호한 간호사로서, 그 유리창 안쪽에 서 있던 사람입니다. 면회 시간마다 "엄마가 미안해"를 반복하며 눈물을 훔치던 부모님들의 얼굴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 죄책감이 얼마나 무거운지, 저는 누구보다 가까이서 봐왔습니다.

 

이른둥이 분류기준

처음 아이가 이른 주수에 태어나면 의료진에게서 생소한 단어들이 쏟아집니다. 이른둥이, 조산아, 미숙아, 저체중 출생아, 부당 경량아. 같은 아이를 두고 왜 이렇게 다른 말을 쓰는 건지 부모 입장에서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저도 신규 시절에 보호자 분들께 설명드리다가 더 헷갈리게 만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분류 기준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임신 주수와 출생체중입니다.

임신 주수를 기준으로 보면, 37주부터 41주 6일 사이에 태어난 아이를 만삭아라고 합니다. 37주 미만이면 미숙아 또는 조산아로 분류됩니다. 다만 최근에는 '미숙하다'는 표현의 어감 때문에 이른둥이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씁니다.

출생체중 기준도 따로 있습니다. 2.5kg 미만으로 태어난 아이를 저체중 출생아라고 하고, 그중에서도 1500g 미만은 극소 저체중아(VLBW, Very Low Birth Weight)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VLBW란 출생 시 체중이 1500g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를 의미하며, 집중적인 신생아 집중 치료실 케어가 필요한 고위험군으로 분류됩니다.

한 가지 더 알아두면 좋은 용어가 있습니다. 같은 임신 주수라도 백분위수에 따라 작은 아이는 부당 경량아(SGA, Small for Gestational Age)로 분류합니다. 쉽게 말해, 같은 주수에 태어난 아이들 중 하위 10% 이하의 체중이면 SGA로 진단된다는 의미입니다. 이 분류는 지원금이나 진단명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부모님들이 정확히 이해하고 계시는 것이 좋습니다.

핵심 분류 기준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임신 37주 미만 출생: 이른둥이 / 조산아 / 미숙아 (모두 같은 대상)
  • 출생 체중 2.5kg 미만: 저체중 출생아
  • 출생 체중 1500g 미만: 극소 저체중아(VLBW)
  • 같은 주수 내 하위 10% 체중: 부당 경량아(SGA)

조산은 엄마의 잘못이 아닙니다 — 죄책감의 무게에 대해

"제가 뭔가 잘못한 걸까요?" 면회를 오신 어머니들이 저에게 가장 많이 하셨던 질문입니다. 어떤 분은 임신 중에 감기약을 먹었던 게 문제였을까 봐, 어떤 분은 너무 무리하게 일했던 게 원인인 것 같다며 자책하셨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그것 때문이 아니라고.

조산은 생각보다 훨씬 흔합니다. 2021년 통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출생아의 9.1%가 조산으로 태어났으며,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입니다(출처: 통계청). 10명 중 거의 1명꼴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조산의 원인도 다양합니다. 전자간증(Preeclampsia)이나 자궁 내 감염 같은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전자간증이란 임신 중 혈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면서 단백뇨 등이 동반되는 상태를 말하며, 산모 본인의 의지와 전혀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는 산과적 합병증입니다. 자궁 구조의 문제나 다태아 임신도 주요 원인입니다. 난임 치료의 증가로 쌍둥이, 세 쌍둥이 등 다태아가 늘어난 것도 최근 조산율 상승의 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고령 산모 증가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초산 연령이 높아지면서 만 35세 이상의 고령 임신이 늘고 있고, 이 경우 조산의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집니다(출처: 대한산부인과학회). 이는 개인의 잘못이 아니라 사회 전반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조산의 원인 중 교과서에 등장하는 '약물 남용'을 보고 가슴을 철렁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이건 감기약이나 진통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술, 담배, 마약류처럼 극단적인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임신 중 처방받은 약을 드신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에서 괜한 죄책감을 가지시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저도 항상 먼저 꺼내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NICU 의료진과의 소통

중환자실에 아이를 맡기고 나온다는 것이 얼마나 찢어지는 일인지, 부모의 입장에서 저는 감히 다 안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 유리창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누구보다 잘 압니다.

NICU, 즉 신생아 집중 치료실(Neonatal Intensive Care Unit)은 스스로 호흡하거나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운 신생아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인큐베이터 안에서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각종 모니터링 장비를 통해 산소 포화도, 심박수, 혈압 등을 24시간 확인합니다. 일반 병동과 달리 의료진이 항상 상주하고, 환자 수도 적기 때문에 집중적인 케어가 가능합니다.

제가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아이의 비언어적 신호를 읽어내는 일이었습니다. 신생아들은 말을 할 수 없으니, 불편하거나 아픈 것을 표정, 움직임, 활력징후의 변화로 표현합니다. 저는 후배 간호사 선생님들에게도 늘 당부했습니다. "아이가 먼저 말해주길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먼저 알아채야 한다"라고. 이것이 NICU 간호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유 수유를 원하신다면, 유축한 모유를 냉동 보관하여 병원에 가져다주시는 것이 아이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또 병원에 따라서는 부모 목소리나 동요를 녹음해 인큐베이터 옆에서 틀어주기도 하는데, 제 경험상 이 작은 시도가 아이의 활력징후 안정에도 꽤 눈에 띄는 영향을 주었습니다.

의료진과의 상담을 어려워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의학 용어가 낯설어서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모르겠다는 분들께는, 논문을 공부하기보다 "어제와 오늘 달라진 점이 뭔가요?"라는 질문 하나만 기억하셔도 충분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호흡기, 소화기, 순환기 중 어느 부분이 현재 주요 문제인지 큰 틀에서 파악하는 것이 훨씬 현실적인 접근입니다. 생소한 진단명은 꼭 써달라고 요청하시고, 퇴원 후 동네 병원에서도 의사가 아이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도록 챙겨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NICU는 아이의 치료만 하는 곳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부모의 불안과 죄책감까지 함께 다뤄야 하는 공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료진의 역할도 치료 기술만큼이나 보호자와의 정서적 연결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내 아이"라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돌봤고, 그 마음이 없었다면 그 집중력과 책임감을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NICU에서 아이를 기다리고 계신 부모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하나입니다. 지금 이 순간, 아이 곁에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퇴원 이후를 위해 부모님이 충분히 쉬고 에너지를 비축하시는 것, 그것도 아이를 위한 일입니다. 조금만 더 담대하게 기다려주시길 바랍니다.

이 글은 개인적인 간호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학적 조언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아이의 상태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반드시 담당 의료진과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o_mFbSD8Wn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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